건축정보
신공덕동 협소주택, 골목안집
글쓴이 : 운영자
오래된 주택가, 그곳에서도 골목 안쪽으로 깊숙이 굽어 들어가야만 비로소 마주할 수 있는 벽돌집. 그동안 공동 주거 형태에서만 지내왔다는 박규혁, 양리원 씨 부부가 긴 시간 고심 끝에 지은 협소주택이다. 집을 짓겠다 결정하곤 서울 중심지와 접근성이 좋고 공원 등의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을 중점적으로 알아보았던 두 사람에게 이곳은 재정적인 여건과도 잘 부합한 만족스러운 동네였다.
“건축일을 하고 있다 보니 직접 짓는다면 최소한 우리에게만큼은 부족함이 없는, 그 어떤 프로젝트보다 더 완벽히 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저의 꿈 같은 계획을 채워주고 잡아줄 수 있는 친한 동생이자 건축가 안수인과 의기투합해 본격적으로 작업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자신 있게 시작했지만, 땅부터 만만치 않았다. 집이 놓일 대지는 동서남북 어디에서도 건물 전체 입면을 한 번에 보기 어려운 골목길에 자리하고 있었다. 좁은 곳이 채 1m를 넘지 못하는 도로는 차량 진입이 불가능했고, 여기에 도로로 사용할 부분을 제하고 나면 61m2(18평)의 면적과 10개의 각을 가진 대지가 남는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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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을 설치하지 못하는 건물의 최대 주택 면적은 타 용도를 제외하고 50m2*를 넘을 수가 없어요. 따라서 이런 조건을 풀기 위해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건축주와 건물의 규모, 용도에 관한 대화를 충분히 나누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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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차장법 시행령 부설주차장의 설치대상 시설물 종류 및 설치기준(제6조 제1항 관련)에 따라 단독주택(다가구주택 제외)의 경우 시설면적 50m2 초과 150m2 이하일 때 주차대수 1대로 산정한다.
좁은 대지라는 제약 속에서 필요 요소는 챙기되, 작은 부분도 허투루 쓰지 않도록 서로 아이디어를 공유하며 한 층씩 차곡차곡 쌓아 올렸다. 집들이 옹기종기 붙어있다 보니 공사 초기 민원이 많았고 그로 인해 일정은 예정보다 3배 가까이 지연되는 어려움도 있었지만, 끈기 있게 소통하며 대응하고 해결한 덕분에 약 1년의 기다림을 거쳐 지금의 집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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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INT 1_동네의 뷰를 담은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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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완성된 5층 협소주택. 1층은 임대 공간, 2층은 건축 설계를 하는 건축주의 사무실, 3층에 이르면 마지막 5층까지 부부의 주거 공간이 펼쳐진다. 안수인 소장은 “협소주택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층으로 공간이 구획되다 보니 수직의 동선이 경계가 되어 실(室)과 문(門)이 없는 행위의 나열로 공간의 성격을 규정했다”며 “예를 들어 3층에는 조리대와 테이블이, 4층에는 침대와 수납장이, 5층에는 책상이 각각 주방과 거실과 침실과 서재가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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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는 크게 대지의 생김대로 평면을 적절한 면적의 두 개의 영역으로 나누고, 그 사이를 구조체로 구분하였다. 북측의 영역은 서비스와 수납으로 잘게 쪼개어 각 공간에 역할을 부여하고, 남측의 영역은 넓게 트인 거실을 배치했다. 특히 3~5층까지 세 개 층을 관통하며 선 책장은 책을 수납하는 동시에 계단의 난간을 겸하며 수직 방향으로 시선을 이끈다.
>“공간의 사용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였고, 효율성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었어요. 예를 들면 난간 역할의 책장, 노출콘크리트 내장을 통한 유효면적 확보 등을 꼽을 수 있죠. 그중에서도 커튼월로 된 4층 복층 공간은 일반적인 공동주택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공간감을 가지며 우리 부부의 힐링 스팟이 되었답니다.”
>처음 집을 짓기 전 바랐던 것처럼 두 사람의 생활방식에 맞추어 구성된 공간, 그리고 그곳에서 맞이하는 일상은 삶의 여유와 작은 행복을 가져다주었다. 아침에 해가 뜨는 것, 낙엽이 지는 것, 눈이 오는 것처럼 아주 사소한 일부터 복층 공간의 깊이감, 가질 수 있는 것만큼만 계획하고 비우는 기쁨 등 아파트에서 살 때는 느낄 수 없었던 생각과 경험까지. 앞으로 이곳에 또 어떤 즐거움이 쌓여갈지 더욱 궁금해진다.
>건축가 안수인 _ 안수인건축사사무소 / 건축가 박규혁
안수인은 중앙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아르키움에서 다양한 작업을 경험하였다. 2019년 사무실 개소 후, 같은 해 ‘우리 동네 좋은 집 찾기 준공 부문’에서 동상을 수상했다. 박규혁은 홍익대학교 건축과를 졸업하고, 7년간 아르키움 김인철 문하에서 실무를 거친 뒤 현재 정림건축에 재직 중이다. 창의적인 사고와 디자인을 위한 건축가 프로젝트 그룹 루트에 속해 있다. 02-6085-0606│www.archi-guild.com
>취재_ >김연정 > | 사진_ >박영채, 김성철
>출처 : >신공덕동 협소주택, 골목안집 > HOUSE | 전원주택이 있는 월간 전원속의 내집 (uujj.co.kr)>